“유사시 한국 떠나라” 글로벌PE ‘계엄 공포’ 여파

비상계엄령 사태 여진이 국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미치고 있다. 지난 3일 있었던 계엄령은 6시간 만에 일단락되긴 했지만 이후 탄핵정국 등으로 파장이 확대하자 글로벌 PE 본사가 한국지사에 대피 권고 등 의견을 전달했다.

내용을 전달받은 한국지사들은 본사 우려를 불식하고 안정화 흐름에 들어간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다만 환율과 크로스보더 딜 리스크 등 영향은 피할 수 없는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코스톤아시아 등 글로벌 PE사들은 최근 본사로부터 메시지를 수령받았다. 정부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임직원들의 안전, 국내 시장 상황 등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유사시 한국을 즉각 떠날 것을 권고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할 경우 글로벌 본사가 각국 주한 대사관에 연락을 취해 한국지사 인원들이 원활하게 국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를 확인한 국내지사들은 비상계엄령이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됐으며 정국이 빠르게 안정화됐다고 답장했다고 한다. 아울러 대사관에 협조를 구한다는 내용에도 그럴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PE사들은 국내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딜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향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려되는 지점은 국내와 해외 시장이 직접 연결되는 크로스보더 딜이다. 투자자와 기업의 국적이 다른 만큼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문화적 차이, 규제 환경 등 국내에서 이뤄지는 딜보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해외투자자는 정치 상황에 민감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부로부터 사유재산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투자 환경이 좋다고 하더라도 정부로부터 자산을 몰수당할 우려가 있다면 절대 투자하지 않는 것이 해외자본이다.

PE사들은 본사가 우려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사와 LP 등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탄핵 정국 등으로 시장 환경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각각 추진 중인 딜과 포트폴리오 기업 등을 챙겨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어제 글로벌 본사로부터 받은 메일에 답장을 보냈다”며 “당장 큰 영향은 없지만 국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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