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시대 연 한독, 신약·해외진출 속도낸다

지난달 24일 서울 마곡동 ‘한독 퓨쳐 콤플렉스’. 바이오 벤처 제넥신 신사옥 ‘제넥신 프로젠 바이오 이노베이션 파크’와 나란히 서 있는 이 신축 연구소는 약 2만1837㎡ 규모에 지하 3층~지상 8층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중화동과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각각 분리돼 있던 제품개발연구소와 신약개발연구소를 통합해 이전한 건물로, 제약사 한독의 신약 개발 역량을 극대화했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신축 건물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김영진 한독 회장은 “이번 준공을 기점으로 한독의 자체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씨앗(후보물질)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7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기념비적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체 연구개발(R&D) 역량과 파이프라인 강화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제넥신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지속형 성장호르몬 신약 개발(HL2356·임상3상 준비 중)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독은 현재 소아·성인 성장호르몬결핍증이 대상인 바이오 신약 HL2356의 임상 2상을 끝내고 3상을 준비하고 있다. 희귀질환 담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ABL001 또한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해 국내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선천성 고인슐린증 신약, 중증 아토피 피부염이 적응증인 줄기세포치료제 등 15개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중항체 기반 차세대 항암 치료제 ABL001의 담도암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항암제 중심의 자체 신약 개발에도 집중하면서 점차 적응증을 확대하고 자회사 이노큐브를 통해 건전한 바이오벤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독 퓨쳐 콤플렉스’는 지난해 한독 직원을 대상으로 ‘네이밍 공모전’을 개최해 지어진 이름이다.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건물’이라는 뜻의 지금 이름으로 최종 결정됐다. 김 회장은 “관계사 제넥신과의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함과 동시에 자회사 이노큐브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이노베이션’ 또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큐브는 헬스케어 벤처 발굴과 인큐베이팅이 목적인 기업이다. 바이오 헬스케어에 특화된 스타트업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게 지원한다. 김 회장은 “세계적인 제약사들은 바이오텍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퓨처렉스, 랩센트랄 같은 인큐베이터를 통해 초기 혁신을 지원·육성하고 있다”며 “한독도 15년가량 쌓아온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연구공간 대여, 프로젝트 개발 논의, 경영 지원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둘러본 연구소 곳곳에는 한독 직원들이 자유로이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아트리움, 피트니스센터, 임신부나 육아 중인 직원을 위한 엄마방, 카페테리아, 전신 안마시설 등이 눈에 띄었다. 녹음이 우거진 산책로 등을 지나갈 땐 복합문화센터에 온 것 같은 인상을 자아냈다.

김 회장은 “환경을 지키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물이 될 수 있도록 태양광 시스템 같은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자재 사용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한독 퓨쳐 콤플렉스는 김 회장의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 철학이 반영돼 녹색건축과 에너지효율 1등급 인증을 받았다.

한독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5000억원을 넘기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의약품 사업 부문에서는 경쟁력을 강화 중인 당뇨와 희귀질환 분야에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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