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매각, 기업가치 두고 ‘온도차’
플라이강원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 최대주주가 원하는 가격과 원매자들이 생각하는 금액이 큰 차이를 보여서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회사 기업가치를 15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원매자 측은 1000억원에도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약 500억원에 달하는 간극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가 이번 딜 성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동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와 KR&파트너스는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쳤다. 입찰에는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들이 참여했다. 이들 중에는 코스메틱, 관광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이번 매각 딜은 일반적인 ‘구주 매매 방식’이 아니다. 최대주주가 바뀔 만한 수준의 신주 투자를 단행해 경영권을 넘기는 구조다. 회사가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기존 대주주가 엑시트를 하지 않고 2대 주주로 물러나 경영정상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플라이강원의 현 최대주주는 주 대표가 최대주주인 비상장회사 아윰(30.42%)이다. 이밖에 특수관계로 묶여 있는 마스터즈투어가 5.83%를 보유 중이다. 주 대표가 직접 보유한 지분(7.36%)까지 합치면 최대주주 측 지분은 총 43.5%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원매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지만 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주 대표와 원매자들이 플라이강원에 대한 기업가치를 다르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이 500억원 이상 차이나고 있기 때문에 원매자는 신규 자금을 50% 이상 추가로 쏟아부어야 한다. 1000억원을 투자하려 했다고 가정할 경우 1500억원 가량을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주 대표는 최근 한 회계법인으로부터 평가받은 1570억원을 플라이강원의 밸류에이션을 기준점으로 잡고 있는 상황이다. 더 높은 수준의 밸류를 기대했으나 회계법인 측이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 미래 여유현금흐름을 낮게 평가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원매자측은 1000억원 밸류에이션도 고평가 됐다고 보고 있다. 작년 7월 전환사채(CB)를 발행했을 당시 보다 회사 실적이 더 악화됐기 때문에 기업가치는 더욱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157억원이던 플라이강원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3분기까지 214억원으로 50억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67억원에서 193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주 대표 측은 SI 성향의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양양공항을 독점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양양 화물터널이 완공된 이후의 시너지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터미널이 완공되면 20년간 운영비용을 회사가 받기로 돼 있어 재무구조는 한층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매자는 현 재무상태를 기반으로 밸류를 산정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기업가치에 대한 양측의 이견을 어느 수준까지 좁히느냐가 딜 성사여부를 결정 지을 것으로 보이며, 총 투자금은 1000억~1600억원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