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W몰, 4번째 공매…후순위 대주단 자금회수 차질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쇼핑몰 가산W몰이 좀처럼 새 주인 찾지 못하고 있다. 수차례 공매를 진행했지만, 번번히 유찰되면서 벌써 4번째 공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입찰가격이 감정가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로 중후순위 대주단의 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가산W몰에 대한 공매를 실시한다.
가산W몰은 원신더블유몰이 운영하던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의 쇼핑몰이다. 원신더블유몰은 코로나 시기 관광객이 줄어들며 경영난에 시달렸고 2022년 5월 부동산 개발업체인 예인개발에 지분을 매각했다.
예인개발은 해당 부지를 매입한 이유는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하기 위함이었다. 사업 진행을 위해 다수의 대주단으로부터 163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실패함에 따라 지난해 10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며 공매로 넘겨졌다.
가산W몰이 공매 물건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앞서 진행한 3번의 공매에선 낙찰자를 찾지 못해 유찰됐다.
유찰을 거듭하며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이 지난해 10월 평가한 감정평가액은 2602억원이다. 오는 8일 진행되는 1회차 공매의 최저입찰가는 980억원으로 감정가 대비 38% 수준이다. 직전 공매는 최저입찰가가 1000억원부터 시작했다. 절반 이하로 가격을 낮춰도 낙찰자가 나오지 않아 한 번 더 가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가산W몰의 대지면적은 7069㎡(2138평)이다. 최저입찰가(980억원)를 고려하면 3.3㎡(평)당 가격은 4500만원 수준으로 유찰을 거듭하며 가격이 적정수준까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장 매각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가산W몰은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해야 하는데 시장이 위축되면서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가산W몰 부지는 이미 상업시설로 실패한 곳이기 때문에 개발한다면 지식산업센터가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가격은 2년 전 수준으로 지금 사두면 나쁘진 않겠지만, 문제는 지식산업센터로 개발 시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인수를 희망하는 수요자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에 성공을 하더라도 중후순위 대주단의 경우 자금 회수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가산W몰의 대주단은 ▲선순위 850억원 ▲중순위 550억원 ▲후순위 13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순위 대주단이 매각대금을 분배하면 중순위 대주단에 넘어가는 자금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선순위 대주단이 절반 이상이기 때문에 공매가격은 웬만해선 900억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900억원대에만 매각된다면 선순위 대주단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중순위와 후순위 대주단은 모두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