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세 번째 매각도 불발, 금융당국 다음 카드는
MG손해보험 세 번째 매각 시도도 좌초되면서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량 매물로 여겨지던 롯데손해보험 매각도 불발되는 등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재매각 대신 계약이전 등 정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열린 MG손보 매각 본입찰에 아무 곳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세 번째 매각 시도도 무산됐다. MG손보가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데 따라 예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후 예보와 MG손보 경영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벌써 세 번째 매각 작업이 어그러진 데다 매물로써 매력도도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한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다시 공고를 내고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금융당국과 예보 입장에서 MG손보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는 게 자금 등 측면에서 가장 부담이 적은 방안이다. 다만 벌써 세 번째 매각 작업이 좌초된 상황에서 재매각 추진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는 이번 세 번째 매각 시도가 불발된 이유를 MG손보의 재무 건전성 악화에서 찾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52.1%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으로 맞추려면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라 인수자가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MG손보의 청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산은 사실상 재매각 외에 금융당국이 검토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기존 손해보험사로 MG손보의 계약을 이전한 뒤 청산하거나 고객들에게 보장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돌려주고 회사를 청산하는 방식 등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될 수 있다.
만약 청산으로 가닥을 잡으면 두 가지 방안 중에서 계약이전 뒤 청산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고객들에게 보장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돌려주고 회사를 청산하는 방식은 고객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예보가 보장하는 5000만원 한도 내에서만 보험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기존 손보사로 계약이전 뒤 청산하는 방식도 금융당국의 부담이 작지 않지만 고객 피해가 없고 과거에도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앞서 2001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리젠트화재의 경우 여러 번 매각이 불발되자 금융당국은 5개 손해보험사에 계약이전을 추진한 뒤 청산했다.
다만 이 방안은 기존 손보사의 반발이 예상돼 그만큼 부담이 있다. 리젠트화재의 계약이전 때도 금융당국은 5개 손보사에 현금 2380억원을 지원했지만 당시 계약이전을 받았던 손보사들은 손해율 급등으로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MG손보 예비입찰에 국내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등 2곳 사모펀드가 참여했으나 둘 다 본입찰에서 발을 빼면서 세 번째 매각 시도도 좌초됐다. 업계에서는 두 곳 사모펀드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비용에 부담을 크게 느껴 중도하차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