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시작도 안했는데…트럼프 입만 바라보는 전세계 증시 ‘출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 기준금리 인하를 반대하고 나서자 국내외 주식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기정사실화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오는 9월 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릴지,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연준의 대선 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어쩌면 그들이 선거 전인 11월 5일 이전에 할 수 있겠다. 그것은 그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 에너지 비용을 낮춰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질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 재직 기간 중 금리 인하로 경기가 살아나고, 이것이 바이든 재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미 대선후보 TV토론과 피습 사건 등으로 트럼프의 승기에 무게가 쏠린 만큼,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주식시장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 관련한 의견은 트럼프 집권 시 반도체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단 우려를 키웠고 투심을 동요시켰다.
트럼프는 “대만이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이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만 TSMC 등에 지급하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엔비디아는 6.62% 떨어졌고 브로드컴(-7.91%), ASML홀딩(-12.74%), AMD(-10.21%), 퀄컴(-8.61%) 등 다른 기술주도 함께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6.81% 하락하고 시가총액은 4960억달러 증발했다.
국내 증시도 트럼프 발언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0분 시가총액 1, 2위인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31%, 4.76%씩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한미반도체는 4.26% 하락했고, 워트(-4.92%), 테크윙(-2.47%), 디아이(-2.64%) 등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중소형주도 연이틀 하락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반도체와 기술주 급락이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클 전망”이라며 “해당 이슈가 선반영된 측면이 존재하지만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