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CEO 소유 부동산에 임대료 지급 ‘논란’

하이브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CEO) 스쿠터 브라운이 하이브에 합류한 뒤 개인 부동산을 매입하고 회사로부터 임대료를 받아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가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이타카홀딩스 소속의 유명 아티스트와 하이브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활발히 네트워크를 구축했던 아티스트들이 하이브와의 합병 후 회사를 떠나며 기대했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개인부동산에 회사가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 결정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기타 특수관계자 ‘3355 BARNARD, LLC(이하 3355버나드)’에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37억원을 부동산 매입 용도로 지출했다. 지난해 총 25억원을, 올해 3분기 12억원을 지출한 것 외에 지난해에만 기타의 무형자산 취득을 위해 219억원을 사용했다.

총 256억원의 사용처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하이브가 브라운을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한 뒤 3355버나드라는 이름의 유한책임회사(LLC)를 거쳐 부동산을 매입한 점, 이 부동산을 아티스트 교류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다는 점으로 보아 해당 자금이 브라운 개인 부동산에 대한 임대료 및 하이브아메리카 소속 아티스트 관련 부대비용인 것으로 추정된다. 3355버나드는 지난해 초 다수의 외신이 브라운 CEO의 부동산 취득을 다루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브라운은 지난해 3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산타모니카의 3355버나드가 일원에 위치한 연면적 2230㎡,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2600만달러(362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브라운에 물건을 매각한 회사가 바로 3355버나드다. 1927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벽돌로 장식한 외관이 특징이며 옥상 루프탑과 라운지 등을 갖춰 인접한 해변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하이브의 기타 특수관계자에 3355버나드가 등장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브라운이 3355버나드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3355버나드와의 거래가 연결 기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만 등장하는 것을 고려하면 해당 건물을 사용하는 임대료는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3355버나드에 지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운은 이 건물을 가수 저스틴 비버와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등 그간 교류해온 대어급 아티스트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등 다양한 인사가 교류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하이브 역시 이러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브라운 측에 기꺼이 임대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와 달리 시너지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는 하이브아메리카로 매각된 직후 소속 아티스트가 대거 이탈했고 브라운의 계획은 반쪽짜리가 돼버렸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리아나 그란데와 영화 ‘겨울왕국’으로 알려진 뮤지컬 배우 이디나 멘젤이다. 이들은 지난해 이티카홀딩스 산하 SB프로젝트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외에도 데비 로바토, J 발빈 등이 브라운과 결별을 선언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가 하이브아메리카 인수를 위해 1조원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브라운의 재산만 늘려준 꼴이 됐다”며 “브라운의 글로벌 네트워크을 활용하지 못한 하이브아메리카는 순손실에 허덕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이브아메리카의 지난해 말 기준 순손실은 1424억원이다. 2021년 80억원, 2022년 748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국내 공시 의무가 없는 미국 법인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관련 내용에 대한 답변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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