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시즌 왔다 … 美핀테크주 ‘훨훨’
미국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뉴욕증시 투자금이 핀테크(금융기술)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핀테크 업계에서 주목을 받아 온 이른바 후불결제(BNPL) 서비스의 경우 연말 소비가 몰리는 계절적 특성 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내년에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기조가 긍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19일(현지시간)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는 BNPL 간판 기업이자 핀테크 대장주 격인 어펌 주가가 3.06% 상승한 63.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1일 이후 이날까지 최근 한 달 새 46.5% 뛰었다. 또 다른 핀테크 기업인 소파이와 스퀘어(블록) 주가도 한 달 새 각각 38.7%, 25% 뛰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1.1%), 해당 지수 내 금융업종지수 상승률(5.1%)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세즐은 주가가 최근 한 달간 120%, 올해 1월 이후 1890% 폭등했다. 이 회사는 작년 8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으로 현재 시가총액은 23억7600만달러다. 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2016년에 설립됐고, BNPL에 주력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을 주요 시장으로 두고 있다.
최근 핀테크 업종에 투자금이 몰리는 가장 큰 배경은 트럼프 2기 정부가 각종 금융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날 미즈호증권은 핀테크 간판 기업인 어펌에 대한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65달러에서 69달러로 올리면서 매수 의견을 강조했다.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연구원은 “지금 금융업종 투자심리를 움직이는 것은 금리보다 규제 완화”라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많이 진출한 BNPL의 경우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올해 5월 BNPL 서비스 업체도 규제를 받는 일종의 신용카드 서비스 제공자라고 해석했지만, 투자자들은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인 시장 환경이다. 리서치앤드마케츠는 3분기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금리 인하와 서비스 선호도를 감안할 때 올해 미국 BNPL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14.8% 증가한 109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구매 후결제’로 불리는 BNPL 서비스는 디지털 외상 결제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BNPL 방식으로 결제하면 결제 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전액 지불하고, 나중에 소비자가 여러 번에 걸쳐 BNPL 결제 업체에 대금을 갚으면 된다. BNPL은 신용카드와 달리 소비자 신용등급이 필요 없고 소비자에게 신용 조건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신용카드는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높은 수수료가 붙지만, BNPL은 그렇지 않다 보니 주로 청년층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NPL 업체는 소비자가 아니라 가맹점으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통상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1~2%라면 BNPL 가맹점 수수료는 5~7%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미국 내 소비심리가 개선된 점도 단기적으로는 BNPL 관련주에 긍정적인 변수다. 미국 미시간대가 이달 8일 발표한 미국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73을 기록해 지난 4월(77.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