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원자력‧연료전지‧자원순환 관심 급증
연료전지와 자원순환, 원자력 등 새로운 투자분야에 대한 벤처캐피탈(VC)업계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주류를 이뤘던 태양광과 배터리, 온실가스 포집 분야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미래 기술투자로 대상이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22일 서울 서초구 비타임 세미나홀에서 진행한 ‘제3회 에너지벤처투자 인사이트 세미나’를 열고 수소‧연료전지의 생산과 저장, 이송 기술에 대한 동향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엔 김상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과 손현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 외 VC 심사역 다수가 참석했다.
주제발표에 앞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VC투자심사역들의 관심기술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5명에서 7명 늘어난 82명(복수 선택)의 심사역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VC업계의 관심사로 급부상한 분야는 자원순환 분야와 연료전지, 원자력 분야다.
증가폭이 가장 컸던 자원순환 분야의 경우 유망하다고 응답한 심사역은 51명으로 지난해(7명)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47명을 기록한 연료전지는 전년(8명)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하고 원자력 분야 역시 지난해 8명에서 올해 41명으로 5배 증가했다.
세 분야의 관심도가 급증했음에도 가장 유망한 것으로 집계된 분야는 차세대 배터리 분야로 응답인원은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63명으로 증가했다. ESS 이차전지(45명), 온실가스 포집(44명), 수소(41명) 등에 대한 관심도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이 잠정 설정한 세부기술 기준 상위 10개 분야에서도 차세대 배터리 분야는 73명으로 가장 많은 응답인원을 기록했다. 이어 ▲소형모듈형원전(SMR, 60명)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58명) ▲이산화탄소 포집(57명)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 54명) ▲고순도 핵심광물 추출(54명)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54명) ▲모빌리티용 연료전지(49명) ▲재제조/재자원화(48명) ▲대용량 수전해 시스템(47명) 등의 분야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송수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선임연구원은 “전기차 케즘과 배터리 화재 등으로 부침이 있었지만 신개념 배터리와 배터리 재사용 기술 등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에서 비롯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 기후변화에 대한 체감이 높아지며 다양한 신기술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함께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벤처투자시장의 에너지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에너지혁신기업 투자검토를 위한 기술정보를 제공하는 등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유망 투자분야를 중심으로 교류의 장을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기후테크 산업 육성전략 실행을 위해 투자연계형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 사업화 가능한 혁신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별로 10억원 내외의 자금을 지원한다. 2025년엔 6개 신규과제를 지원할 예정으로 올해와 내년 VC 등에서 투자 적격 판정을 받은 기업 또는 연구기관에 사업화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조정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책임연구원은 “투자연계형 사업으로 태양광 기업 아르케와 공기청정 솔루션 기업 케이웨더 등이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며 “VC들이 투자한 유망기업이 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